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많은것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이다


세훈아, 잘 지내고 있지?










가끔 너를 찾아 땅 속으로 내려가기도 했다 

저 침침하고도 축축한 땅 속에서 시간의 가장자리에만 머물러 있던 

너를 찾으려 했지 


땅속으로 내려갈수록 

저 뿌리들 좀 봐, 땅에는 어쩌면 저렇게도 식물의 어머니들이 

작은 신경줄처럼 설켜서 아리따운 보석들을 빨랫줄에 걸어두는데 

저 얇은 시간의 막을 통과한 루비나 사파이어 같은 것들이 

땅이 흘린 눈물을 받은 양 저렇게 빛나잖아 


가끔 너를 찾아 땅 속으로 내려가기도 했단다 

사랑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세월 속으로 가고 싶어서 

머리를 지하수에 집어넣고 

유리처럼 선명한 두통을 다스리고 싶었지 


네 눈에 눈물이 가득할 때 

땅은 속으로 그 많은 지하수를 머금고 얼마나 울고 싶어 하나 

대양에는 저렇게 많은 물들이 지구의 허리를 보듬고 안고 있나 


어쩌면 네가 밤 속에 누워 녹아갈 때 

물 없는 사막은 너를 향해 서서히 걸어올지도 모르겠어 

사막이 어쩌면 너에게 말할지도 몰라 

사랑해, 네 눈물이 지하수를 타고 올 만큼 날 사랑해줘